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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통

반이 잘린 드럼통 속으로 어린 시간을 말아 넣었다.

더 어린 시간이 가성비 높은 수준으로 드럼통을 굴렸다.

깔깔 웃는 드럼통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른다.

전염성 넘치는 웃음에 더 어린 시간도 깔깔거렸다.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되는 순간에

합창하듯이 참새들도 고이 지저귀었다.

세상이 바람개비처럼 돌았고

속이 아롱진 세상은 시간을 뱉어 버릴 것만 같았다.

흐드러진 시간을 감꽃 목걸이처럼 걸고

더 웅장하게 굴러가는 소리를 휘어잡았다.

우리는 활개를 치며 체위를 바꿔 휘저었다.

서로 만족한 웃음과 눈빛에는 품의 다리가 놓였고

한 바퀴 구를 때마다 꾸밈없는 테두리를 꿈꾸었다.

드럼통을 더 힘차게 굴리기 시작했다.

털어놓은 웃음소리가 등 뒤를 따라왔다.

언제부턴가 멈춤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말았다.

꽝~ 수억 광년 너머의 별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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