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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는 애초에 치명적인 조건의 약점을 갖고 있었다.

2남 5녀의 넷째이자 넷째 딸.

첫딸은 살림 밑천이고, 둘째 딸은 자기 몫을 제대로 할 부모의 의지처이며, 셋째 딸은 얼굴도 보지 않고 데려간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하고, 맏아들은 집안의 기둥, 막내딸은 귀여워서 좋고, 막내아들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라 했다.

그런데 내가 차고앉은 넷째 딸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넷째일 뿐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생후 6개월이 되자마자 본가를 떠나 외갓집에 맡겨졌고,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해야 했다.

지금처럼 통신시설이나 교통이 발전된 시절이 아니어서 부모님을 뵙는 일은 일 년에 단 한 차례뿐이었다.

 중학생이 되면서 나는 조부모님과 부모님, 그리고 다른 형제들이 사는 본가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외갓집이 궁벽한 시골이라 중학교 통학을 할 조건이 되지 않아서였다.

어색했다.

아니, 나 자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허둥거려야 했다.

엄마는 내게 살가운 말을 전혀 하지 않으실 정도로 정이 없었다.

할머니께서는 내가 넷째딸이어서 무시하셨고, 할아버지께서도 넷째 손녀인 내게는 전혀 관심이 없으셨다.

세 언니와 여동생, 그리고 두 남동생도 내가 생경한 듯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분은 아버지셨다.

무서우리만치 예의범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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