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진 인생의 길을 걷다 보면
나보다 먼저 저 멀리 앞서가는 사람들이 있네.
그들은 결코 정면을 내어주지 않은 채
오직 묵묵한 뒷모습만 이정표처럼 남기고 떠나가네.
그들의 본연인 앞모습이 못내 궁금하여
숨 가쁘게 달려 그 곁을 앞질러 보아도,
아아, 내 눈앞에 다시 펼쳐지는 것은
또 다른 이의 낯선 뒷모습일 뿐이라.
그들이 먼저 결승선에 당도하여
뒤처진 나를 따스하게 기다려주지 않는다면,
내가 평생토록 목격할 수 있는 건
바람에 흩날리는 그들의 고독한 뒷모습이 전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