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언덕 하나가 베어진 날
가슴팍엔 여윈 그림자가 졌지
당신 젖줄은 나어린 나의 생때같던 숨줄
은하수 흐르는 언덕서 미끄럼 타던 겨울 아이,
그 발개진 두 뺨 푹 안아주던 깊은 품
고해와 구원의 동산, 그곳엔
일곱살의 비밀 숨어 있고
서른의 실패도 담겨 있지
아마 스물의 대못이 멍울처럼 맺혀 있을지도
당신의 곡진한 시간 찬찬히 짚어보아도
정상은 아득하기만 하여
이 높고 깊은 곳 다 오를 때면
당신, 영원으로 보내드려야 함을 알고 있지
하여 나는 다시 돌아가
그 옛날 키 작던 그림자로 돌아가
남은 언덕 뜰 삼아 노닐며
설운 등정 미루기로 해
때늦은 말들과 접어두었던 손짓,
부치지 못한 마음까지 곱게 빚어
가슴팍, 아프게 비어진 그 하나의 자리에
꼭 작은 언덕 같은 토담
고이 지어드려야 함을 알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