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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눈이 어두워 안경을 씁니다.

 

보이든 보이지 않든 흐릿한 세상은 매한가지,

사람들은 내게 쓸모를 묻지만,

필요의 무게가 뭐가 대수이겠습니까?

너나 할 것 없이 가려진 눈을 밝히려 쓰는 것을.

 

초점 렌즈라 이름 붙여 놓고,

어차피 맞지 않는 초점을 왜 맞추냐 묻습니다.

눈이 비뚤어졌다 하여 마음마저 흐려지며,

바르다 하여 세상이 똑바로만 보이겠습니까?

그저 렌즈에 시선이 머물 때, 비로소 제 일을 다할 뿐인 것을.

 

가리려고 쓰느냐, 멋으로 쓰느냐,

사람들은 끊임없이 내게 묻습니다.

가림막이든 치장이든, 혹은 눈을 위한 도구이든,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이미 내 콧날 위에 단단히 안착한 삶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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