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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그릇

 놋그릇/민경례

 주일 예배를 드리고 교회 문을 나서자마자 한낮 땡볕이 사정없이 쏟아졌다. 숨이 턱 막히는 열기를 피해 내딛는 발길은 제멋대로 시원한 실내를 찾아 들어갔다. 땅 두더지도 아니면서 지하로, 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부터 10층까지 차례로 파고들었다.

 버튼만 누르면 태워주고 내려주는 현대식 건물의 편리함 속에서, 사방으로 번쩍이는 매장들은 저마다의 찬란한 모양새로 눈길을 붙잡았다.

 ‘여기선 눈을 감아야 해. 충동에 빠지면 안 된다.’

 몇 번이고 속으로 다짐하며 3층에 내렸다.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유니클로 매장 속이었다. 바글바글 사람들의 어깨를 요리조리 피해 가면서 돌고 돌다, 문득 그토록 찾아 헤매던 편안한 통바지를 발견했다. 신기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허리 밴딩의 은혜를 입어 옷 고르기가 오히려 수월해졌다. 백화점 옷이라도 이제는 내 몸에 꼭 맞게 소화할 수 있다는 은근한 자신감이 붙었다.

 “옳다커니!”

 장바구니에 주섬주섬 주워 담고 나니, 이번엔 나란히 걸린 재킷이 발길을 붙잡았다.

 ‘좋다, 기왕 사는 거 세트로 한 벌 더 입지 뭐.’

 그렇게 또 하나를 담았다. 그런데 또 뭔가 구색이 빠진 것 같아 매장을 몇 바퀴나 뱅뱅 돌다 결국 예쁜 윗도리까지 하나 더 집어 들고 말았다. 어느새 장바구니가 묵직하게 배를 불렸다. 더 이상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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