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의 쉼
강탁자
오래된 책에서 본 한마디.
결혼생활도, 약속을 잊은 남편도,
모든 일상이 한숨뿐이다. 후.
언제부터였을까.
계단을 걷다 자주 실수하고,
넘어지고, 털썩 주저앉는다.
생활비는 언제나 빠듯하고,
또 한숨만 나온다. 후.
소중한 눈 건강을 잃고 장애를 얻은 뒤,
보이는 한쪽 눈으로 초점을 맞추려 해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후.
나이는 많아지고,
벌이는 없어도 써야 할 일은 줄지어 기다린다. 후.
복지관에서 위로를 받으니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침이면 다시 나를 추슬러
하루를 준비한다. 후.
내게 생명을 주신 분은
”내 딸아, 살아봐.“라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 것 같지만,
순간순간 견디기 힘들 때도 있다. 후.
백세시대라 말하는 세상,
좋은 대우를 해주는 나라.
산과 들을 바라보며 감사함을 느낀다.
하지만 오늘도
한줌의 쉼을 품은 채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