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디 침묵하는 땅의 심장 곁에서,
어둠을 숨 쉬며 살아가도록 지어진 두더지이거늘.
"자신감을 가져라, 용기를 내어 찬란한 빛으로 나아가라"
그대들의 눈부신 세상을 강요하며,
나의 안식처인 흙더미 밖으로 왜 자꾸 등을 떠미는가.
나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연약한 내면을 수호하려 서슬 퍼런 방어기제를 품고
가시를 곤두세우며 태어난 고슴도치이거늘.
"화내지 마라, 성질 죽이고 둥글게 살아가라"
내가 가진 유일한 방패마저 꺾어버리라며,
나의 가시를 무용지물로 만들라 왜 윽박지르는가.
빛의 세상에 적응해 땅속을 잊어버린 두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