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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제도 모르고

문장의 숲을 일궈 눈부신 형상을 빚고 싶었다.

광야에 흩어진 수만 개의 글자들을 불러 모아,

손에 쥔 감정과 감성을 두른 조각칼로,

세상에 없던 정교한 세계를 새기려 했다.

 

이 칼끝이 사람들의 잠든 감정을 사납게 흔들고,

닫힌 마음의 빗장을 단숨에 낚아채리라 믿었다.

 

설계도 위에 내 뜻대로 자음을 깎고 모음을 배열하며,

무엇이든 창조할 수 있는 조물주가 된 양 오만했다.

 

그러나 글자가 품은 태고의 숨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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