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훌쩍 넘긴 그는 늘 후덕한 웃음으로 하루를 연다.
얼굴의 저승꽃을 살짝 들추면 뼛속까지 스며든
압축된 어머니의 눈물이 소금산처럼 쌓여 있다.
중학교 3학년 여름 방학 때 찾아온 뇌염은
감당할 수 없는 삶의 소용돌이를 일으켰고
반신불수의 삶이 고착화 되도록 만들었다.
말더듬증과 어눌한 말투는 별빛을 담을 수 있는 문이 닫히고 말았다.
가족들의 안타까운 눈빛, 사라진 감수성,
꿈과 영감이 삭제된 시간 속에는 모든 옵션이 사라졌고
비통함이 가득한 단순함의 나열뿐이다.
싸리문 열어젖히고 멍석 깔고 둘러앉아
이야기 한 쌈 싸서 입에 넣어주던 어머니,
달빛 한 쌈 싸서 여동생 입에 넣어주던 시간은
민화처럼 그리울 뿐이지 돌아오지 않았다.
변 번을 접었다 편 시간은 환갑을 넘게 했고
획기적인 여정으로 이끌게 한 봉사 활동은 심장을 설레게 했다.
내면 깊숙이 잠겨 있던 문을 활짝 열게 했다.
지난날을 활활 태워 수목장한 후
함께 한 세프를 도와 성한 한 손으로 나물을 다듬고 반찬을 만들었다.
정신 지체장애인에게 밥도 먹여 주었다.
그날부터 꽃을 닮은 후덕한 웃음이 입가에 번졌고
그는 이승에서의 아름다운 착지를 위하여
오늘도 배 뽀얀 햇살 안고 도마질 연습에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