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아 가냘픈 몸을 이끌고,
실개천 굽이쳐 너는 어디로 가느냐,
가파른 절벽을 지나,
끝내 아득한 푸른 바다에 닿으려느냐.
낮은 곳으로만 흘러도,
네 물길 끝엔 선명한 과녁이 있어,
정직한 궤적을 자르고 가는데,
나는 매일 네가 긋고 가는 길을 보면서도,
삶의 비의(秘義) 한 조각 깨닫지 못해,
갈 곳 잃은 그림자로 둑 위에 서 있네.
너의 명쾌한 흐름이,
흐릿한 내 생을 꾸짖는 지금,
나도 너처럼 바다라는 이름 하나,
속수무책으로 품을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