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라는 이야기책은
끝없는 등장과 소개로만 가득해
오십의 고개를 넘어서도
여전히 본론의 첫 문장을 열지 못했네.
행여 본론도 없이 결말을 맞이할까
덜컥 겁이 난다네.
혹시 하는 마음에 내 긴 소개를 해보아도
그분들은 무심한 뒷모습을 보이며 떠나버리며
아무도 나의 다음 장을 궁금해하지 않았네.
남들과 똑같은 이야기 양식은 아니어도
한 번 펼치면 제법 재미있을 서사인데,
내 속을 들여다보려는 이는 어디에도 없었네.
그래도 나는 멈출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