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흐르는 물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정해진 형틀도, 고정된 꼴도 없으니
저의 겉모습을 멋대로 재단하며 판단하는 이도 없었을 텐데
제가 투명한 공기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닿지 않으니
대놓고 저를 미워하며 밀어내는 모진 손길도 없었을 텐데
저의 이 투박한 형체가 그들에겐 못마땅한 과녁이었나 봅니다.
제가 보이지 않는 먼지가 된다면
그들도 더는 미움의 날을 세우지 않아도 될 텐데 말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스스로 투명해지기를 꿈꿔보았습니다.
아무도 저를 볼 수 없고, 아무도 저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다면
세상 모두가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