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절반의 꿈

 

"절반만 보이는 세상을 알아?"

아까부터 나는 혼자 질문하고 혼자 대답했다. 그때 엄마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그리고 내 손에 들려있는 손거울을 내려놓고 확대경을 손에 들려주셨다. 엄마가 방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와 동시에 나는 확대경을 내려놓고 손거울을 다시 집어 들었다.

잠시 후 현관문에서 신발 밑창 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엄마가 가장 아끼는 가죽 구두일 것이라고, 나는 상상했다. 엄마가 현관문을 밀치고 나가실 때 들려오는 소리의 강약을 계산해보면 어젯밤에도 오빠는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은 모두 그림자로 이루어진다. 엄마가 내 이름 부르실 때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여자친구와 헤어진 오빠의 슬픔이 얼마나 쓰라리고 아픈지, 소리와 그림자의 움직임만으로도 나는 금방 알아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림자의 미미한 움직임이나 소리를 감정으로 해석하고, 그림자의 형태를 감정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남다르게 진화했다.

어려서부터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은 왜 그림자뿐인지 궁금했지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런데 나에게 그런 의문의 불씨를 잡아당겨 준 사람은 의사였다. 그때가 아마 유치원에 입학하기 한참 전이었다. 지독한 약 냄새가 코를 찌르는 큰 병원이었다.

엄마는 나를 딱딱한 의자에 앉혀 놓고 내 손을 잡고 계셨다. 의사는 둔탁한 무언가를 내 눈에 이리저...

이후의 작품은 로그인 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