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엄마의 소풍

엄마의 소풍

예순여섯의 아버지를 허망하게 여의고 일찍이 홀로된 엄마는 어지럽고 복닥거리는 서울은 잠시도 못 살겠다고 닷새도 지나지 않아 도로 시골로 내려가셨다. 지척의 외할머니와 제종 고모님이 든든하게 계시고, 말도 많은데 뭐가 걱정이냐며 우릴 안심시키고는, 읍내 시장 마늘전에 날품팔이로 냉큼 일을 다니기 시작했다. 영감이 죽어서 더는 농사도 못 짓게 생겼는데 사지 육신 멀쩡한 몸으로 맨날 놀면 못 쓴다고, 몇 푼이라도 버는 재미에 마늘, 고추 같은 농특산물을 가다듬는 험한 일에 매달린 것이었다.

고된 일이었지만 쏠쏠한 소일거리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엄마는 그것을 보람이라고 여겼다. 머잖아 막내인 날 장가보내려면 만만찮은 결혼 밑천이 들 것을 염려하셨기 때문이다. 평화롭고 조용한 엄마의 일상은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로 크게 변하고 말았다.

뇌진탕에 좌측 상완골이 골절되는 큰 사고였다. 천만다행히도 생명이 위독하진 않았지만, 늘그막에 다친 몹쓸 교통사고의 엄중한 충격은 엄마의 건강한 정신을 조금씩 갉아먹었다.

그 후 옆에서 큰 의지가 되었던 외할머니와 제종 고모님 내외분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모두 불귀의 객이 되자두메산골과 다름없는 시골에서 엄마는 그야말로 혼자가 되었다. 잠시 내가 자취하고 있는 서울에 머물렀지만, 시골집을 마냥 비워놓을 순 없는 노릇이라고 이내 돌아가고 말았다.

엄마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판정을 받은 것은 ...

이후의 작품은 로그인 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