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가른다
내 배 갈라 애기 꺼내듯
조심조심 돼지저금통 배를 가른다
만삭 때 느낀 무게보다
훨씬 가벼운 미숙아의 떨림이 손을 흔든다
세운 무릎 위로
달 채우지 못한 울음이 떨어지고
앞선 소리 튀어 올라
뒤에 소리 더 키우는 울음소리가 무서워
무릎을 가슴에 붙인다
마치 울음을 자궁 속으로 밀어 넣듯
시계가 시간을 퍼 올린다
멎었던 햇살이 아침을 흔들어 깨우고
동전 한 움큼 쥐고 집을 나선다
상처 새어 나올까 봐
창피 삐져나올까 봐
손을 틀어막는다
입 막힌 동전
살점 도려내고 지문으로 박힌다
살아 온 길이 살아 갈 길처럼
흐릿하게 저려온다
버스에 올라 살점 하나하나 떼어 차비로 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