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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가 듣기 좋았던 어느 날 밤에

 

터덜터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평소 스쳐 지나던 작은 놀이터에서 성준이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이 웃고 떠들며 즐겁게 노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의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 아이도 저 아이들 속에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생각과 상상을 해본다.

 

'왜 우리 아이는 그럴 수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또다시 기분이 울적해졌다. 천사처럼 착한 우리 아들. 우리 아이는 도대체 왜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고 일반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는 걸까. ‘보통’의 아이들과 성준이를 비교하며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저 하늘 어딘가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은 막연한 공허함이 내 머리 속을 가득 채워버린다. 

 

지금 이 상황들을 어떻게 해서든 이겨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텅 빈 가방을 드는 것조차 힘겹게 느껴질 정도로 지쳐있는 내가 여기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모든 것이 귀찮아졌고, 더 이상 무엇을 더 하고 싶지 않은 마음만 커질 뿐 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우중충한 잿빛의 먹구름이 온 세상을 뒤덮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많은 비를 쏟아 낼 것처럼 보였다. 제자리에 멈춰서 멍하니 놀이터의 아이들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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