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뚝’
누수였다. 오래된 빌라인 우리 집은 윗집에서 보일러를 틀면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다. 천장은 누수로 점점 거뭇하게 변색되어갔다. 남편과 나, 아이가 나란히 누워 집 천장을 함께 바라본다.
“여보, 이러다가 천장이 무너질 것 같아..”
“이번년도에 이사 갈 테니까 조금만 버텨보자.”
자폐가 있는 아들은 아직 말을 잘 하지 못한다. 천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천장에 검은색 물감 뿌려.”
미술학원을 다니는 아이의 눈에는 누수로 거멓게 썩어 들어가는 천장이 그저 검은색 물감을 뿌려놓은 것 마냥 대수롭지 않아 보이나 보다.
오랜 친구 소연이에게 문자가 왔다.
“나 이사했어. 내가 집들이 초대할게. 도윤이랑 놀러와.”
며칠 뒤, 파주의 새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 친구 소연이를 축하해주러 각종세제와 선물을 들고 집들이를 갔다. 나 말고도 또 다른 고등학교 동창친구인 월환이도 아들 유준이를 데리고 왔다. 모든 것을 새것으로 채운 새 아파트에서 나를 맞이하는 친구의 얼굴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해보였다. 소연이와 소연이의 딸인 지효. 앞으로 두 모녀가 살게 될 아파트는 따뜻하고 편안한 보금자리였다. 소연이는 넓고 깨끗한 거실에 예쁜 밥상을 펼쳐놓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다. 내가 좋아하는 오이무침, 구수한 된장찌개, 야들야들한 갈비찜, 고소한 크림오이새우...